아니 정말로 유치하시더라구요?
상황을 이야기 하자면,
세시 반 쯤? 해서 저랑, 애인님이랑 시즈하님이랑 이렇게 셋이 안암을 가기 위해, 합정에서 6호선을 갈아탔습니다.
그리고 한참 애인님은 번역을(한-일 번역입니다.)저와 시즈하님은 NDSL로 틀린그림찾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덕인가? 그 쯤 되니까 사람들이 우르르~ 타더군요.
일가족이 탔습니다. 대략 열명 정도 되어 보이는데, 빈 자리 구석구석 찾아 앉더라구요?
거기까지는 좋습니다.
제 애인님 옆에 그 일가족 중에서 왠 아저씨가 앉았습니다.
그리고 하는 짓.
애인님쪽으로 다리 꼬고 흔들기.
....이 아저씨 개념은 어따 팔아먹었나?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 그러고 앉아도 돼?
발 뒤꿈치가 애인님 다리를 계속 툭툭 치니까, 참고 있던 애인님.
아저씨에게다리를 꼬고 흔들지 말라고, 다리 계속 맞고 있다고.
그렇게 말했습니다.
네. 사실이니까요.
이 아저씨.
여기서 유치 찬란의 극을 보여주시더군요.
애인님 팔이 계속 닿는게 불편해도 참고 있었다는겁니다.
자기 쪽으로 넘어왔다고.
........................풉.
제 애인님 아실 분들은 아십니다.
지하철 안에서 앉아서 랩톱 켜고 뭔 짓을 해도 옆자리로 팔이 넘어갈 사람이 아니라는거.
그만큼 날씬하다는거.
그러면서 벌떡 일어나서 맞은편에 있는 일행에게 가서는.
저희에게 들리도록 말하더군요.
기분 나빠서 못앉아있겠다고.
그 순간.
셋이서 거의 일제히.
풉~아니 정말 그것밖에 답이 없던데요?
그 아저씨가 그 소리가 기분이 나빴는지 쳐더보더라구요?
음. 다른 분들은 시선 안돌리시고 저 혼자 마주쳤는데.
저 성격 더럽잖아요? 성질나면 눈매도 그만큼 사나워집니다.
위로 치켜뜨고 마주 봤거든요....
아저씨. 그 순간 눈 깔고 다시는 고개 못돌리더라는.(옆사람만 보거나 무릎에 앉힌 애만 보거나 하여간 저희 쪽으로 눈길 못줬...)
그걸 보고 꼬리만 개 같다고 하나보다. 싶을 정도더라구요?
저희 내릴때까지 찍소리도 못했으니.
참... 그 아저씨 인생도 불쌍하지.
한참 어린 여자한테 깨갱하고 꼬리내리는 꼴이라니.
쿡쿡.
내리고 나서 그냥
그 아저씨. 진짜 유치하게 논다.... 라고 말하고 말았습니다.
저런 아저씨, 한번만 더 걸리면.
....말로 아작내버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