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모유 수유를 하는 엄마예요. 아이한테 모유가 좋고, 또 우리 아이는 분유를 먹지 않아서 모유를 먹입니다. 저는 모유 수유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사실 저는 모유 양이 많지 않은 편이예요. 모유가 많은 분들은 남는 것을 팩에 넣어 냉동 시켰다가 외출할때 해동해서 가지고 다니신다는데 저는 그런 정도가 아니여서 외출 직전에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하고, 외출할때는 보리차 정도만 챙겨서 나갑니다. 평소에는 별 문제 없었어요. 그런데 오늘 시댁에 가는 길에 한 가지 사건이 있었답니다. 오늘도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고 지하철을 탔어요. 그런데 아이가 오늘따라 심하게 보채더라구요 달래보고 보리차도 먹여보고 그랬는데 아이가 자꾸 보채서 결국 모유를 줄 수밖에 없었어요. 갈 길이 바빠서 내리지는 못하고 가디건을 덮어 가린 다음에 모유를 먹였습니다. 그런데 제 옆에 앉아있던 남자 두 분이(일행) 수군거리는 거예요. "아줌마 들은 역시 얼굴 두꺼워. 애 낳으면 다 저러냐? 어떻게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지하철에서 저러냐? "나중에 내 마누라도 저럴까. 아 드러워. 뭐야? "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는거예요, 전 너무 기가 막혀서 "뭐라고 하셨어요?" 그랬더니 저한테 이러더군요 "아줌마, 집에서 먹이고 나오세요. 아니면 화장실 가서 먹이던가 지하철에서 이러면 안되죠." 정말 기가 막혔어요. 아니, 자기들은 지하철에서 빵 먹고, 과자먹고, 김밥도 먹고, 음료수도 먹으면서 왜 아이는 모유를 먹으면 안되나요? 제가 막 대놓고 그런것도 아니고 다 가려서 보이지도 않는데 그리고 자기 옆에서 먹이는건 더럽고 화장실에서 먹이는 건 깨끗한가요? 누가 화장실에서 밥 먹으라면 기분 좋겠어요? 너무 기가 막혔어요. 저 혼자있었기 때문에 더 서럽고 화가 나더라구요 남편한테 속상해서 하소연 했더니 남편은 그 사람들을 욕하면서도 다음부턴 지하철에서 그러지 말라더군요 정말 화가 나요. 방송에서 모유 수유 강조하잖아요 그리고 모유 수유 안하는 엄마들은 이기적이라고 몰아세우기도 하고요 그럴거면 모유 수유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역마다 수유실이 있으면 몰라요. 이런 곳이 갖추어진 곳은 정말 몇 안되요. 아이에게 수유 할 수 있는 공간이 정말 없어요. 화장실에서 먹일 수는 없잖아요. 기저귀 갈아주면서 먹일까요? 모유 수유 하는 모습이 정말 그렇게 이상하게 느껴지나요? 아이 엄마로써 너무나 속상합니다. --------------------------------------------------------------------------------- 공공장소에서는 그러면 안된다는 분들이 있으셔서 이말 꼭 하고 싶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하는 건 안된다고 생각하는 분들, 그건 개인적인 의견이니까 뭐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들이 있기 때문에 공공장소에 모유수유 할 공간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아이가 지하철 내에서 울고, 배가 고파서 그런 거라면 모유 수유 하는 엄마들이 내려서 아이에게 젖 먹이고 다시 가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도록 모든 역사 내에 이런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약, 우리나라에 공공장소들마다 이런 공간이 당연히 존재했다면 제가 지하철에서 아이에게 모유 수유 하는 일도 없었을 꺼예요. 그리고 어떤 분이 지하철에서 모유 수유를 당연하게 하는게 문제라고, 애가 똥마려우면 신문지 깔고 똥누게 하지 않듯이 모유수유 안하는 것도 맞다고 하셨는데 당연해요. 아기가 똥마렵다면 내려서 해결했겠죠. 어느 지하철 역이든 화장실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모유 수유는 달라요. 화장실에서 아기 밥 먹일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고 지하철에서 내려 의자에서 먹이면 문제가 달라지나요? 그것도 마찬가지 잖아요. 이런 문제가 꼭 해결되었으면 좋겠네요. ------------------------------------------------------------------ 많은 분들이 관심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처녀,총각분 중에는 이해가 안되시는 분들도 많을 꺼예요. 먼저 모유 수유는 분유먹이는 것보다 힘들어요. 엄마가 먹는 음식에 따라 모유도 달라지기 때문에 음식도 골라 먹어야 하고요, 또 아기가 다 먹을때까지 몸을 고정시켜야 하니 허리도 아프고요, 또젖이 나올때 아이가 매번 젖을 다 먹는건 아니거든요 배부르면 젖이 나와도 안먹는데 그럴때 그대로 두면 엄청 아프거든요. 그래서 유축기를 이용해서 빼줘야 하고요, 항상 속옷 안에 패드를 대지 않으면 옷도 젖어서 조심해야 하고요 불편한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예요. 그럼에도 모유를 먹이는건 아이를 위한 마음에서죠. 저도 지하철 탈 때 분유 들고 타면 좋겠죠. 하지만 모유 먹는 아이들은 분유를 절대 먹지 않는답니다. 모유가 훨씬 맛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분유를 가지고 다닐 수 없어요. 또, 공공기관의 수유실이라는 곳. 몇몇 있는 곳들도 정말 불편해요. 아기 엄마들은 짐이 많잖아요. 기저귀에 갈아입힐 옷도 있고, 물병에 장난감에 짐 바리바리 들고 우는 아이 안고 수유실까지 찾아가기엔 너무너무 힘이 들어요. 솔직히 아이가 배고파 우는데 어떤 엄마가 수유실 찾아가고 싶겠어요? 바로 젖 물리고 싶죠. 사실, 아무데서나 수유를 해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지하철에서 아기한테 젖병 물려도 이상하게 보지 않듯이)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시설이라도 잘 갖추어지면 좋겠네요 또 혹 수유하는 모습을 보는게 불편한 분이 계시더라도 주변에서 보시면 조금만 참아주세요 우리의 미래 인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함이니까요. 의견주신 많은 분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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