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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쇼이 합창단. 그들의 알지 못할 매력.

Diary/ETC

by 루퍼셰르미 2005. 10. 2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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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쇼이 합창단.’

우선 그들이 합창단이었던지 확인하고 싶다.
뒤에 선 사람들은 합창단이 맞지만, 앞의 연주자들은 오히려 실내합주단에 가까웠기에, 합창단이라는 말에 잠시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그들이 부르는 러시아 민요라던가, 유명한 곡들은 무척이나 색다르게 들렸다.
평소의 오케스트라가 아닌, 일반 실내 합주로 들은 것은 처음이었으며, 가벼운듯 하면서도 산뜻한 음색을 자랑하는 악기들은 듣는 사람의 기분도 같이 산뜻하고 가볍게 만들 수 있었다.

입장부터 조금은 늦긴 했다. 그렇다고 연주 시작 후에 들어간 것은 아니었고, 오히려 연주 시작까지는 넉넉하게 시간이 남을 정도였지만, 일반적인 입장시간에 비하면 조금 늦은 편이었다. 그리고, 3~5분 정도 지난 후, 연주자들이 입장하기 위해 조명을 조절했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좋았다. 그러나 연주자들이 입장할 때, 우리 앞줄의 사람들이 자리를 옮겼다. 차라리 처음부터 우리 앞자리로 앉던가, 아니면 2막때 옮기면 아무 말도 안했을 것이다. 당연한것 아닌가? 연주자들이 입장할 때 자리를 옮기는게 어느나라식 예의인가?
그래서 같이 갔던 친구와 한소리 나눴다. 사실 이때는 뒤에 서 있던 진행 요원이 막았어야 했다. 진행 요원이 왜 있는지 의심스러운 순간이었다.

첫 곡은 Mamma. 제목과 같이 무척이나 다정한 느낌을 주었다. 그러나 앞자리의 사람들이 시선을 거스른 덕분에 조금 성이 난 상태로 듣기 시작한 곡이라 그런지 제대로 느끼며 들을수가 없었다. 또한 곡이 시작하자마자 문을 열고 진행요원의 안내에 따라 들어오는 사람들. 하지만 진행요원은 길만 안내했을 뿐, 조용히 들어가라는 말을 하지 않는듯 했다. 조금은 왁자지껄 들어오는 사람들 때문에 첫곡은 짜증만 품고 들어야 했다.

두 번째 곡은 이번에 끝난 일일 드라마 제목과 같은 백만송이 장미. 그 드라마에서 이 곡을 번안하여 부른 덕에 사람들의 귀에는 친숙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곡 역시 조금은 조용한 곡이었기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소리는 소음일수밖에 없었다.


1부의 곡들은 조금 낯선 곡도 있고 해서 조용히 듣고 있었으나, 2부는 조금 달랐다.
2부의 곡들은 우리에게 친숙한 곡들이 많았고, 경쾌한 곡들이 더러 있었다. 물론 지휘자의 재치에 잠시 당황하기도 했었다.
첫 곡과 두 번째 곡은 우리나라의 가곡. 어떤 노래가 나올까라는 생각에 귀를 기울이던 차에 울리는 피아노의 음은 무척이나 친숙하고 낯익은 느낌이었다. 러시아 인들의 입에서 나오는 한국어 가사가 그렇게 정겨울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만.

그리고 우리에게 드라마 모래시계로 더 친숙한 백학이 흐르는 순간부터 모두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곡을 연주하는 중간에 박수를 치는 것은 솔직히 예의가 아니었기에 눈살이 찌푸러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노인 분들이시라 해도, 그정도의 제재는 조금 있었어야 할지도 모른다. 혹은 미리 주의 방송을 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스텐카라진, 칼린카, 검은 눈동자. 이 모든건 우리에게 친숙한 러시아 춤곡의 리듬을 가진 곡으로 절로 박수가 난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실내 합주단의 공연이 아닌 합창단 공연이었기에 박수는 삼가는게 나았을거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그들의 연주를 듣고 싶다. 무척이나 기억에 남는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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