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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은'의 이야기를 좀 더 써 볼까 합니다.

Diary/毒

by 루퍼셰르미 2006. 1. 29.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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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이라는 친구의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은'은..... 저와 취미도 비슷하고, 취향도 비슷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몰두해버리는 것도.... 모든게 똑같은, 다만 다른 점이라면 이름이 다르고, 체형이 다르고, 특기가 다른것.... 정도였을까요.

△'은'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던 풍경.

'은'은 석양을 좋아했습니다. '인'과 함께 보는 석양을 가장 좋아했지요.
난 그녀에게서 연락이 다시 왔을때. 정말 오래간만에 만나게 되었을때..... '인'과 함께 있어 행복해 하던 그녀를 보면서 웃었습니다. 아니...... 부러웠습니다. 내게도 저런 사람이 오길 바랬습니다. 그만큼 행복해보였습니다.

'은'은 언제나 '인'을 보면서 웃었습니다. 아니, '인'과 있을때만 행복한듯 웃었습니다. 난 그런 '은'이 좋았습니다. 처음 만났을때의 어눌한 웃음이 아닌, 정말로 행복한 그녀의 모습이 좋았습니다.

"'인'이 사라졌어."

어느날, '은'이 제게 한 말이었습니다.
'인'이 자신의 곁에서 사라졌다고, 어느 순간엔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말하더니..... 사라져버렸다고.
'은'이 '인'에게서 사라져주겠다고 했지만, 사실은 '인'이 먼저 어디론가 사라졌었던거죠. '은'은 '인'이 사라진 이유를 알지 못한채, 자신이 사라지겠다고 했던거었죠..... 저도 '인'에게 제대로 된 이유는 듣지 못했답니다. 하지만, 대강의 이유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을 원망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니.. 원망해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인'이 내가 지루해졌대."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째서 그 행복해 보이던 사람들 사이에 지루함이라는게 들어갈 자리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들어갈 자리도, 들어갈 이유도......


"'인'이 보고 싶어...................."

그녀가 죽기 며칠 전 저와 했던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그렇게도 '인'을 그리워했습니다.
그녀는 제게 웃으며 말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웃음이 왜 그리 허무해보이는것인지.....
그렇게 허무하게 웃던 그녀를 본게 제 살아 생전 마지막으로 그녀를 본것입니다. 아니, 그녀가 죽어 더이상은 볼수 없으니 그녀 살아 생전이라고 해야 할까요..... 마지막으로 본 그녀는 허무한 미소만이 기억에 남네요.

"'인'에게 미안해지고 있어."

그녀의 미소 뒤로 혼잣말처럼 말이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나......... 그에게서 사라져주려고 해................"

그 말이 있고 며칠 후, 밤을 새워 그림을 그리다가 집에 돌아오던 그녀는............. 차에 치었습니다. 그리고 두 눈을 감지 못하고 있는 것을...... 제 손으로 눈을 감겨 주었습니다. '인'의 이름을 부르면서 감겨 주었습니다. 그제야 눈을 감는 그녀가 너무나도 제 기억에 선명히 남을것만 같았습니다. 사람이 한이 맺히면 저렇게 된다고도 하던가요.......



"'은'은 어디 갔습니까?"

그가 돌아왔습니다. '인'이 돌아와 제일 먼저 제게 연락해 물었던 것이 그것이었습니다.
뭐라 대답해야 할까요.... 뭐라 말해야 할까요.....

"그녀는 죽었습니다. 내 손으로 눈을 감겨 주었습니다. 내 손으로 첫 삽도 떠 주었습니다."

그랬습니다. 내 손으로 눈을 감겨 주고, 첫 삽도 떠 준 그녀입니다. 아무도 모르지만, 그녀의 가족도 잊었겠지만, 나만은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그에게 해 주었습니다.
며칠후,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였습니다. 그가 어떻게 내 연락처를 알았는지는 나도 잘 모릅니다. 아니 기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느순간 자연스럽게 우리는 서로의 연락처를 알았던것 같습니다. 이 기억은..... 너무 행복했기에 지워져버린걸까요.... 아니면 너무 자연스러웠기에 지워져버린걸까요..... 이제는 그의 연락처도, 그녀의 연락처도 제 기억속에도, 제 휴대 전화 속에도 남지 않았으니.... 더욱 기억을 해 내기 어려워지는군요.

"나.... 그녀에게 찾아갈까 합니다."

처음에는 그녀의 무덤을 찾아가고 싶어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녀의 무덤은 흔적도 남기지 않고 묻었기에 저도 지금은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때도 그에게 대답해주었습니다. 그녀의 무덤은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고. 그게 생전의 그녀의 입버릇이라며 그녀의 부모님께서 그리 해 주셨다고.

"나.... 그녀를 찾아가려고 합니다."

또 다시 흘러나온 그의 한마디.
그 통화의 며칠 후에는 그의 사망소식도 알수 있었습니다. 그의 사망에는 찾아가보지 않았지만, 그의 어머니께서 연락해 주신 바로는 약을 먹었다고 합니다. 입에는 미소만을 지은채로..........










전반적인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은'과 '인'의 전반적인 이야기는.... 그래서 제게는 독일지도 모르는 이 이야기의 대략적인 내용은 저렇습니다.
앞으로는 그와 그녀와 제가 함께 지냈을때의 이야기를 써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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