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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Diary

by 루퍼셰르미 2007. 11. 24.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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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무한육면각체

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

사각이난원운동의사각이난원운동의사각이난원.

비누가통과하는혈관의비눗내를투시하는사람.

지구를모형으로만들어진지구의를모형으로만들어진지구.

거세된양말.(그여인의이름은워어즈였다)

빈혈면포,당신의얼굴빛깔도참새다리같습네다.

평행사변형대각선방향을추진하는장대한중량.

마르세이유의봄을해람한코티의향수의마지한동양의가을.

쾌청의공중에붕유하는Z의백호.회충양약이라고씌어져있다.

옥상정원.원후를흉내내이고있는마드무아젤.

만곡된직선을직선으로질주하는낙체공식.

시계문자반에X11에내리워진일개의침수된황혼.

도아-의내부에도아-의내부의조롱의내부의카나리야의내부의감살

문호의내부의인사.

식당의문깐에방금도달한자웅과같은붕우가헤어진다.

파랑잉크가옆질러진각설탕이삼륜차에적하된다.

명함을짓밟는군용장화.가구를질구하는조화분연.

위에서내려오고 밑에서올라가고위에서내려오고밑에서올라간사람은

밑에서올라가지아니한위에서내려오지아니한밑에서올라가지아니한위

에서내려오지아니한사람.

저여자의하반은저남자의상반에흡사하다.(나는애련한해후에애련하는나)

사각이난케-스가걷기시작이다.(소름끼치는일이다)

라지에-타의근방에서승천하는굳바이.

바깥은우중.발광어류의군집이동.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이라는 이 책을 보기 위해서.
필히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시.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이 시로 시작한 책은 나 자신이 '나'라는 화자의 역에 몰입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소설 속의 '나'가 되어 나의 행보를 기록해 본다.



꺼진 휴대전화, 졸업 논물을 쓰기 위해 책장에서 꺼내어 펼친 이상의 시집.
무의식이 펼쳐낸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이 시를 보면서 '나'는 얼마전까지 겪었던 일을 기억해낸다.
그리고 급하게 찾은 휴대 전화.
빨랫감 사이에 섞여 배터리가 나간 채로 고요히 놓여있던 전화의 전원을 켜고, 메시지를 확인하면서 '나'는 다시 한번 얼마전까지 겪었던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직감한다.
휴대전화에 남아있는 '은표'의 다급한 음성 메시지.
'제발 살아만 있어라.'
나는 기도하며, 출발한다.

서울시 청사 1층 플로어.
이 곳에서는 은표와 추격자가 비밀의 문에 한걸음 다가서고 있다.
'사각이난원운동의사각이난원운동의사각이난원'
세개의 정사각형이 크기를 달리해 서로 엇갈리며 중앙으로 이어지는 국화문양의 대리석 바닥을 찾는, 이상의 시의 한구절.
추격자의 존재를 눈치챈 '은표'는 그를 피해 도망가고, 도움을 요청할 이를 찾는다.

서울역 구역사. '은표'와 만난 곳이며, '은표' 혹은 그의 흔적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는 곳.
'은표'가 '나'에게 이야기 해 준 일본 고대의 삼종의 신기.
그 문양이 박혀 있는 곳 중 하나가 지금 '내'가 있는 서울역
그 곳에서 '나'는 '은표'의 흔적을 발견한다.
노트북, 그리고 한개의 황색 봉투.
'은표'가 남겨둔 흔적은 그렇게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2006년의 어느날, 도서관에서 발견한 이상의 시집은 '나'의 고등학교 은사를 기억하게 만든다.
'간디'라는 별명을 가진, '나'에게 강렬하게 이상의 흔적을 남긴 은사. 그리고 돌아다니던 인터넷 사이트의 한 게시물.

이 게시물에서 '나'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이상에 대해 한걸음,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이런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우리' 는 70년대의 정보부에서 조사하던, 오다니 컬렉션이라는 것에 맞부딪히게 된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내는 의문의 존재.
'이가령'과 ID '거세된 양'

그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이며, 은표는 무엇을 알아낸것일까?


1권은 이런식의 질문과 의문만을 가득하게 만들었다.
처음 읽기 시작했을때는 곳곳에 보이는 오타에 신경이 쓰였지만. 읽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박감과 궁금증이 나를 자극하고 있었다.
시청사와 서울역에 박혀 있는 삼종의 신기.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의 몸을 상징하는 거울과 곡옥, 그리고 검.
삼종의 신기는 일종의 봉인체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그것을 시청사와 서울역에 박아 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인가를 막기 위해서.
그렇다면 무엇을 막기 위한 것인가?
라는 것이 하나의 궁금증을 더하고, 이상의 행적이 그 궁금증에 더 큰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이상은 과연 1930년을 어디에서 어떻게 지냈는가?
어째서 29년까지 정상적으로 다니고 있던 총독부 건축기사 일을 그만 두고 31년 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그가 관여한 구인회라는 조직의 실제 역할은 무엇인가?


이 사실을 풀어 나가는 '은표'와 '나'의 앞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해 본다.

그리고 또 한번 그 발자국을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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