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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에 관한 뉴스를 보고.

Diary

by 루퍼셰르미 2007. 3. 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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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보육시설 '안 보낼 수는 없고..'> : Daum 미디어


..........간만에 다음 미디어에서 제 전공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 읽다보니 성질나서 한마디 하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 중에서, 이 뉴스를 보셨거나, 보시고 나서 제 글에 반박하고 싶으신 분께서는 가볍게 트랙백을 하시거나, 리플로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여기 오시는 여러분들께서는 보육교사의 한달 수입, 그러니까 월급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저는 일을 그만두기 전까지 꽤 잘받고 다닌 경우라 제 월급을 가지고 말하면 안믿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초임, 초봉으로 3개월 후 처우개선비 나온것 까지 합쳐서 평균 130만원 정도 받고 다녔습니다. 물론 4대 보험 및 기타 세금을 뗀 금액입니다. 이건 상당히 잘 받은거라고 생각하지만요.
알고보면 그리 잘받은건 아닙니다. 우리나라 보육 정책에 한번 쏟아붓는 금액에 비하면 상당히 약한거죠. 또한, 보육교사들의 육체적, 정신적 피로에 비하면 정말로 싼 금액입니다. 물론 호봉이 올라갈수록 금액이 올라가지 않느냐? 라고 하신다면 그만큼 일이 고되어 지는것에 비하면 싼 것이다. 라고 해 드리겠습니다.


현직에서 일하는 보육교사에게는 자기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맞벌이 부부가 당연시 되는 요즘, 자기 일을 하기 위해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부부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 자식은 최고 대접을 받기를 바랍니다. 중국에서 불었던,이른바 소황제 신드롬이란거죠. 그런데 말입니다. 보육교사가 되기 위한 자격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먼저 보육교사의 급수부터 아셔야 조금 더 쉬워지겠군요.갑자기 엉뚱한데로 새냐고 하신다면 우선 이런것을 알아두는것이 저 이야기를 읽는데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해서입니다.
관련 자료는 보육교사 자격관리 사무국에서 가져왔습니다.

자격 관련 문서<-- 클릭해서 봐 주세요.

자격은 위와 같습니다.

보육교사라는 자격을 얻는 방법이 점점 어려워져갑니다.
법이 시행되고, 관련 학과가 자리를 잡아갈때 즈음해서 다시 한번 법이 바뀌는거죠.
14년만에 법이 바뀐건데 뭐가 그리 어려운거냐? 라고 하시겠지만, 학교에 학과가 하나 신설 되는것부터 시작해서 자리를 잡기까지는 적어도 4~5년이 걸린다고 생각하면.... 많이 어렵다고 느끼지 않으시나요? 신설 학과에 "아. 그렇군요. 와서 실습하세요." 라고 해 줄 시설도 적고 말이죠...
그런데 맞벌이 부부는 늘어나서 보육교사의 수요는 늘어나고 있고, 부모들은 자신들이 일하는 동안 보육 시설에 아이를 맡겨놓는 것이 불안하기도 하고 해서 교사의 자격을 강화하길 바라고, 자기 자식은 좋은 교사 밑에 있기를 바라고.
뭔가 악순환이라고 생각하시지 않나요?

위의 기사에서 보면,
이에 따라 보육료 인상, 서비스 질 저하, 보육교사의 잦은 이직 등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지만 아이를 하루종일 어린이집에 맡겨놓는 부모들은 제대로 항의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라고요?

요즘 엄마들이 어떤줄 아시는지? 없는데서는 나랏님 욕도 한다지만, 자기 마음에 안든다고 교사에게 말하지 않고 원장에게 스트레이트로 찌르는 엄마들도 있는 실정에서. 가운데 낀 보육교사는 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그런 엄마들에게까지 맞춰주기 위해서 보육교사들은 하루 9시간 정도의 영유아 보육, 그러니까 실질적인 업무에 사용하면서도 틈틈이 관련 서류야, 행사야, 다 소화해내야 하는 실정입니다.
수업 준비도 마찬가지지만 보육교사의 몸은 뭐 다른 사람들하고 달리 나누어지겠습니까? 모자라는 것들은 보육시간 이후, 즉 퇴근 시간 이후의 시간에 해야 하는거죠. 그러다보면 자기 시간이라는게 생기지 않습니다. 자기 시간이 아니라 주말까지도 투자해서 일을 해야 하는, 근무시간 외 근무가 늘어나는거죠. 물론 그에 대한 보수를 받지 않느냐? 라고 하신다면 당연히 No. 라고 하겠습니다.
교사들의 수당은 오로지, 근무시간에 대해서만 나오는겁니다. 근무시간이란 보육시간을 말하는거구요.
그러면서도 자기 시간을 포기하면서까지 아이들의 보육을 준비하는겁니다. 그렇지만,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기는 부모들은 자기 시간을 누릴만큼 누릴수 있지 않나요? 주말같은 경우는? 오히려 이런 반문을 해보고 싶네요.
부모들이 원하는 수준의 자격을 맞추기 위해서, 또한 사무국에서 정한 교육을 받아가면서 보육을 하고, 그에 따른 준비를 하고..... 보육교사의 몸은 열개, 스무개라도 모자랍니다.

거기다가 3년에 한번씩 평가 인증이란 것도 받아야 한다고요..... 평가 인증이라는거, 안받으면 불리하거든요.
이 평가인증이란게 뭔고 하니, 이 시설은 국가에서 인정한 시설이므로 영유아를 보육하는데 있어 문제가 없으니 안심하고 자녀를 맡기십시오. 하는건데, 이 기준도 꽤 까다롭습니다.
이것이 바로 평가인증 지표입니다만, 이거 점수 얻는게 꽤 어렵거든요....(링크는 평가인증 사무국입니다.)


보육료 인상요? 당연히 해 줘야 하는거 아닙니까? 그 보육료에서 보육교사들의 수당이 나가는데, 보육료는 싸기를 바라면서 질 좋은 보육을 바란다면 그거야말로 놀부심보 아닐까요? 자신들의 월급은 인상되기를 바라면서, 정작 자기 자식을 맡아주고 있는 교사들에게는 월급 인상이 부당하다? 그건 말이 안되잖아요??
혹시, 일선 보육 교사들이 한사람당 보육하는 영유아의 법정 인원 비율을 아시는지?
0세반의 경우 1:3
1세반의 경우 1:5
2세반의 경우1:7
3세반의 경우 1:15
4세이상 유아반의 경우 1:20

이 됩니다만, 저걸 제대로 지키고 있는 보육 시설이 과연 몇이나 될지가 의문이네요.
시설장이 돈때문에 초과해서 받는거 아니냐고요???
어느 바보같은 시설장이 법적 기준을 초과하겠습니까? 시설 문닫게 될텐데.


그러면서도 보육교사들의 이직이라던가, 보육료 인상 같은것들이 부작용이라고만 하신다면.
전 그런 맞벌이 엄마들에게 딱 한마디만 해 드리겠습니다.

보육 교사란 직업은, 절대로 수퍼우먼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횡설수설한 것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짧은 기간이나마 보육시설에 몸담아본, 현장에서 겪은 것들을 바탕으로 제 의견을 기술한 것이므로 반감이 생기시더라도 모든 보육교사가 다 저런 생각을 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다만 저는 보육교사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더 알리고 싶었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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